주요 시중은행이 바둑, 사격, 육상 등 비인기 스포츠 원조에 공들이고 있다. 비인기 종목의 저변 확대라는 명분은 물론 스포츠 유망주 발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처럼 유망주가 국가적 스타가 되면 홍보 효능이 막대하다. 특이하게 바둑은 2024년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새로운 스타 탄생이 예고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업체는행은 여자 바둑 활성화를 목표로 ‘IBK회사는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즈’를 창설하고 다음 달 3일부터 약 7개월간 대회를 진행한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7200만원(우승상금 8000만원, 준우승 먹튀 1100만원)으로, 해외 여자바둑기전 중 최고 수준의 상금을 지급한다는 게 회사는행의 설명이다. 프로 기사뿐 아니라 아마추어 기사도 출전할 수 있게 해온 것이 특징이다.

22일 부산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우리나라기원 임채정 http://query.nytimes.com/search/sitesearch/?action=click&contentCollection®ion=TopBar&WT.nav=searchWidget&module=SearchSubmit&pgtype=Homepage#/먹튀검증 총재(왼쪽에서 세 번째), 최정 9단(왼쪽) 등 관계자들이 '여자바둑 마스터즈 창설 조인식'을 끝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형태./기업은행 제공

바둑 대회 창설에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바둑에 대한 애정도 적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는행 직원은 "바둑의 경우 남성 선수가 일반대회에 단독으로 나가서 우승하는 사례가 드물기 덕분에 여자기전을 열게 됐다"며 "평소 행장님이 바둑에도 호기심있지만, 당행의 기본적인 스포츠 후원 방향이 비인기 스포츠를 후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업체는행은 여자배구단, 사격단도 운영 중이다.

NH농협은행도 올해 처음으로 대한민국기원과 ‘한국여자바둑리그' 후원 협약을 성사시켰다. 2016년 시작한 대한민국여자바둑리그는 지역연고제를 표방하는 단체대항 기전이다. 농협은행은 바둑 후원과 함께 테니스, 프로당구팀, 정구부를 관리하고 있다. 정구 국가대표팀 선수 출신 대다수가 농협 정구부 출신인 만큼 정구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이 지바라는 비인기 스포츠 종목은 여자농구, 빙상, 육상 등 여러가지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지주 차원에서 더 폭넓은 지원을 한다. 피겨, 쇼트트랙, 봅슬레이·스켈레톤, 체조 등을 넘어 근래에 수영, 육상 분야 선수 후원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후원하는 콩고 출신의 비웨사(원곡고) 선수의 경우 800m 요가에서 한국 기록(10.07초)을 넘어 9초대 진입을 목표로 한다.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위쪽)가 지난해 4월 경상북도 예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고부 100ｍ 결선에서 역주하고 있다. 이날 비웨사는 10초69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우승했다./연합뉴스

은행권은 비인기 종목의 경우 평소 스포츠 마케팅 효능은 떨어지지만, 후원 비용이 적고 어떤 종목에서 국민 스타가 탄생할지 알 수 없어 잠재력이 크다고 해석한다. 이미 국민은행은 김연아, 손연재, 윤성빈 등 사례를 통해 마케팅 효능을 톡톡히 누린 바 있다.

또 금산분리 원칙으로 은행들이 인기 스포츠 종목을 지원하려면 절차 등이 까다롭지만, 비인기 경기의 경우 지원이 상대적 간단한 것도 서둘러 나서는 이유다.

금융권 한 지인은 "은행이 야구 등 인기 스포츠 구단을 운영, 지원하기 위해선 별도의 사회법인재단 설립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만 가능하다"며 "반면 비인기 종목의 경우 은행이 아니면 지원할 회사들이 많지 않은 만큼 요건을 완화해주는 편이다"라고 말했다.